
요즘 "영상 편집을 시작하고는 싶은데 프로그램 값은 안 쓰고 싶다"는 이야기가 부쩍 늘었습니다. 그런데 저에게 실제로 들어오는 질문은 "뭐가 제일 좋아요?"보다 "추천받아서 깔았는데 왜 제 노트북에서는 자꾸 멈추나요?"가 훨씬 많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은 프로그램을 죽 나열하는 대신 한 가지만 끝까지 파보려 합니다. 무료 영상편집 프로그램은 '값'이 아니라 무료가 끝나는 선에서 갈리고, 그 선이 가장 먼저 그어지는 자리가 화질도 기능도 아닌 램이라는 점입니다. 같은 '무료'인데 다빈치 리졸브는 최소 16GB를 요구하고, 셧컷과 K덴라이브는 4GB에서도 켜집니다.
핵심은 여기 — 리졸브는 16GB가 출발선, 셧컷은 만드는 영상에 따라 달라집니다
다빈치 리졸브 20의 최소 사양은 윈도우 기준 시스템 메모리 16GB(퓨전을 쓰면 32GB), VRAM 4GB 이상의 그래픽카드, 그리고 OpenCL 1.2 또는 CUDA 지원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 16GB가 '4K 편집용 권장'이 아니라 어떤 영상을 만들든 걸리는 최소선이라는 점입니다. 1분짜리 자막 영상을 만들어도 요구 사양은 같습니다.
반면 셧컷과 K덴라이브는 만드는 영상에 따라 사양이 달라집니다. 공식 안내 기준 SD는 4GB, HD(1080p)는 8GB, 4K는 16GB입니다. 그러니까 램 8GB 노트북으로 1080p 유튜브 영상을 만드는 분이라면, 한쪽은 최소선에 못 미치고 다른 한쪽은 권장 범위 안에 들어옵니다. '무료 1위'로 가장 많이 추천되는 프로그램이 내 컴퓨터에서 버벅이는 이유가 대개 여기 있습니다. 프로그램을 고르기 전에 먼저 볼 것은 기능표가 아니라 내 PC의 램 용량입니다.
무료가 끝나는 선을 한 표에 모았습니다
| 프로그램 | 최소 램(HD 기준) | 무료판 내보내기 상한 | 워터마크 | 유료 전환 시 |
|---|---|---|---|---|
| 다빈치 리졸브 | 16GB (퓨전 사용 시 32GB) | 4K UHD 60fps · 8비트 | 없음 | 스튜디오 US$295 영구 |
| 셧컷(Shotcut) | 8GB (SD 4GB / 4K 16GB) | 해상도 상한 없음 | 없음 | 유료판 자체가 없음 |
| K덴라이브(Kdenlive) | 8GB (SD 4GB / 4K 16GB) | 해상도 상한 없음 | 없음 | 유료판 자체가 없음 |
| 캡컷(CapCut) | 모바일·PC 앱 | 1080p | 'Pro' 표시 템플릿·효과 사용 시 | Pro 월 US$19.99선 |
| 클립챔프(Clipchamp) | 웹 브라우저 | 1080p | 없음 | 프리미엄 월 US$11.99선 |
| 곰믹스 무료판 | 윈도우 PC | 인코딩 10분 | 좌측 하단 로고 | 월 3,900원선 / 영구 69,000원선 |
요금은 각 사 공식 요금제 페이지 기준이며 지역·환율·프로모션에 따라 달라집니다. 결제 전에는 공식 사이트에서 최종 금액을 확인해 주세요.
선이 '화질'에 있는 쪽 — 캡컷·클립챔프는 1080p에서 멈춥니다
캡컷 무료 요금제는 컷 편집, 멀티 트랙, 키프레임, 크로마키, 속도 조절, 기본 AI 자막까지 상당히 넓게 열려 있습니다. 다만 내보내기는 1080p까지이고, 4K 60fps는 Pro 영역입니다. 클립챔프도 마찬가지로 무료에서 1080p까지 워터마크 없이 내보낼 수 있고 4K는 프리미엄입니다.
클립챔프에는 실제로 사람들이 많이 막히는 지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프로젝트 안에 프리미엄 스톡 영상이나 프리미엄 효과가 하나라도 들어 있으면 내보내기 자체가 진행되지 않습니다. 결제하거나 그 소재를 빼야 합니다. 편집을 다 끝내고 마지막 단계에서 멈추는 경우가 많으니, 소재를 고를 때 프리미엄 표시를 미리 걸러 두는 편이 시간을 아낍니다.
선이 '결과물'에 있는 쪽 — 워터마크 10분, 그리고 내장 음원
곰믹스 무료판은 기능 자체는 유료판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선이 결과물에 그어집니다. 완성 영상 왼쪽 아래에 로고가 들어가고, 인코딩이 10분을 넘기면 중단됩니다. 짧은 클립 몇 개를 이어 붙이는 용도라면 충분하지만, 10분이 넘는 브이로그나 강의 영상을 만들 계획이라면 처음부터 다른 선택지가 편합니다. 상업적 이용은 유료 라이선스 영역으로 안내되고 있으니 수익화 목적이라면 공식 이용약관에서 확인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캡컷은 조건이 조금 더 세밀합니다. 일반 템플릿과 도구로 만든 결과물에는 워터마크가 붙지 않지만, 'Pro' 표시가 붙은 템플릿·효과를 쓰면 무료 계정 내보내기에 작은 워터마크가 들어갑니다. 여기에 더해 이용약관상 앱에 내장된 음원과 효과음에 대해서는 별도의 상업적 이용 권리가 부여되지 않습니다. 또한 업로드·제작한 콘텐츠에 대해 회사가 광범위한 이용 라이선스를 갖는 조항이 있습니다. 개인 기록용이라면 신경 쓸 일이 적지만, 수익 창출 채널이나 의뢰받은 작업이라면 음원은 별도로 확보하는 쪽이 안전합니다.
선이 거의 없는 쪽 — 오픈소스가 대신 내주는 것
셧컷과 K덴라이브는 GPL 기반 오픈소스입니다. 해상도 상한도, 워터마크도, 상업적 이용 제한도, 결제 유도 화면도 없습니다. 무료의 선이 사실상 없는 셈입니다. 대신 내주는 것이 분명히 있습니다. 손가락 하나로 완성되는 유행 템플릿이나 자동 편집 같은 편의 기능이 얇고, 인터페이스가 투박하며, 한글로 된 강의 자료도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첫 일주일은 익히는 데 쓴다고 생각해야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그 일주일을 넘기면 조건 없이 계속 쓸 수 있습니다.
다빈치 리졸브 무료판도 '무료치고 과할 만큼' 넓지만 선은 있습니다. 내보내기는 4K UHD 60fps·8비트까지이고, 10비트 출력과 시간축·AI 노이즈 리덕션, 매직 마스크, 스피드 워프, 오브젝트 제거 같은 뉴럴 엔진 기능은 스튜디오(US$295 영구) 영역입니다. 촬영본을 4K 이상으로 불러와 편집하고 색보정하는 것까지는 무료에서 됩니다. 막히는 건 '내보내는 순간'입니다.
이런 분께 맞고, 이런 분께는 맞지 않습니다
램 8GB 이하 노트북으로 1080p 영상을 만든다면 셧컷이나 K덴라이브가 현실적입니다. 램 16GB 이상에 색보정까지 욕심이 있다면 다빈치 리졸브 무료판이 압도적입니다. 숏폼과 자막을 빠르게 뽑아야 한다면 캡컷이 가장 빠르되 음원만 따로 챙기시면 됩니다. 윈도우를 쓰면서 설치 자체가 부담이라면 클립챔프가 브라우저에서 바로 열립니다. 짧은 영상에 자막 몇 줄 얹는 정도라면 곰믹스 무료판으로도 됩니다.
반대로 맞지 않는 경우도 솔직히 적어 둡니다. 4K 이상 납품, 10비트 컬러 작업, 노이즈가 심한 야간 촬영본 복구, 클라이언트에게 대가를 받는 상업 작업이 목적이라면 무료 구간을 벗어납니다. 이때는 무료 프로그램을 오래 붙잡기보다 필요한 기능 하나에 값을 치르는 편이 시간과 결과물 양쪽에서 낫습니다. 또한 매달 결제가 부담스럽다면 구독형보다 영구 라이선스 쪽을 먼저 보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무료 영상편집 프로그램을 고르는 일은 순위표에서 1등을 고르는 일이 아니라, 내 램·내 목표 화질·내 결과물의 쓰임새 세 가지를 놓고 '무료가 끝나는 선'이 가장 늦게 오는 쪽을 고르는 일입니다. 그 선을 미리 알고 시작하면 편집을 다 끝낸 뒤 내보내기 버튼 앞에서 멈추는 일이 없습니다.
※ 이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각 프로그램의 요금·기능 제한·시스템 사양은 업데이트에 따라 변동될 수 있으니 최종 내용은 반드시 각 공식 사이트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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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FAQ)
Q. 무료 영상편집 프로그램으로 만든 영상, 유튜브 수익 창출에 써도 되나요?
프로그램에 따라 다릅니다. 셧컷과 K덴라이브는 GPL 오픈소스라 상업적 이용에 제한이 없고, 다빈치 리졸브 무료판도 상업적 이용이 가능합니다. 캡컷은 편집 결과물 자체는 상업적으로 쓸 수 있지만 앱에 내장된 음원·효과음에는 별도의 상업적 이용 권리가 부여되지 않으므로, 수익화 채널이라면 음원은 따로 확보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곰믹스는 무료판이 아닌 유료 라이선스 영역으로 안내되고 있으니 공식 약관에서 확인하세요.
Q. 램 8GB 노트북인데 다빈치 리졸브를 쓸 수 있나요?
공식 최소 사양이 윈도우 기준 시스템 메모리 16GB(퓨전 사용 시 32GB), VRAM 4GB 이상 그래픽카드입니다. 8GB에서도 설치와 실행 자체는 되는 경우가 있지만 최소선 아래이므로 재생 끊김이나 강제 종료가 잦습니다. 8GB 환경에서 1080p 영상을 만든다면 HD 기준 8GB를 요구하는 셧컷이나 K덴라이브가 훨씬 안정적입니다.
Q. 워터마크 없이 완전 무료로 쓸 수 있는 프로그램은 무엇인가요?
셧컷, K덴라이브, 다빈치 리졸브 무료판, 클립챔프 무료 요금제는 워터마크가 붙지 않습니다. 캡컷은 일반 템플릿·도구로 만든 결과물에는 워터마크가 없지만 'Pro' 표시가 붙은 템플릿이나 효과를 쓰면 작은 워터마크가 들어갑니다. 곰믹스 무료판은 완성 영상 왼쪽 아래에 로고가 삽입됩니다.
Q. 무료 프로그램으로 4K 영상을 내보낼 수 있나요?
다빈치 리졸브 무료판은 4K UHD 60fps·8비트까지 내보낼 수 있고, 그 이상 해상도나 10비트 출력은 스튜디오(US$295 영구) 영역입니다. 셧컷과 K덴라이브는 해상도 상한이 없어 4K도 가능하지만 램 16GB 정도가 필요합니다. 캡컷과 클립챔프는 무료 요금제에서 1080p까지이며 4K는 유료 요금제에서 열립니다.
Q. 곰믹스 무료판의 10분 제한은 영상 길이 제한인가요?
인코딩(내보내기) 단계에서 10분이 지나면 작업이 중단되는 방식입니다. 편집 자체는 할 수 있어도 긴 영상을 파일로 뽑아내는 단계에서 막히는 구조이므로, 10분이 넘는 브이로그나 강의 영상을 계획하고 있다면 처음부터 상한이 없는 프로그램으로 시작하는 편이 시간을 아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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